재고자산의 단가결정방법을 설명하시오.
재고자산의 단가결정방법을 설명하시오.
Ⅰ. 서론
2026년 1분기 S-OIL은 영업이익 1조 2,311억 원을 발표하면서 그 절반 이상이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효과였다고 밝혔다(S-OIL, 2026a). 같은 분기 SK이노베이션도 정유 자회사인 SK에너지 영업이익의 약 60%가 재고 관련 이익이었다고 설명하였다(정탁윤, 2026). 원유를 사들인 시점과 제품을 판 시점 사이에 가격이 달라지면, 팔려 나간 원유에 매기는 단가에 따라 보고 이익도 달라진다. 이 글은 재고자산의 단가결정방법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제1002호를 중심으로 정리하고, 서로 다른 방법을 쓰는 국내 정유사의 실적에 이를 적용하여 물가 변동기에 나타나는 손익 차이를 설명한다.
Ⅱ. 본론
1. 재고자산 단가결정방법의 이론적 배경
1) 단가결정의 의의와 원가흐름의 가정
재고자산은 정상적인 영업과정에서 팔려고 보유하거나 팔기 위해 생산하고 있는 자산, 그리고 생산이나 용역제공에 들어갈 원재료와 소모품을 가리킨다(한국회계기준원, 2012, 문단 6). 기말재고 금액은 남은 수량에 단가를 곱해 구하며, 이 금액이 정해지면 판매할 수 있었던 재고의 원가 가운데 나머지가 당기 매출원가가 된다. 단가를 정하는 방식이 곧 매출원가의 크기를 좌우하는 셈이다(이기호, 황홍익, 2004, p. 98). 팔린 물건마다 실제 원가를 추적할 수 있다면 단가 문제는 생기지 않지만, 개별 추적에는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들고 아예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그래서 회계는 원가가 일정한 순서로 흘러간다고 가정하고 그 가정에 따라 선입선출법, 후입선출법, 평균법 등의 단가결정방법을 구분한다(이기호, 황홍익, 2004, p. 98).
2) 개별법·선입선출법·가중평균법
K-IFRS는 통상 서로 바꿔 쓸 수 없는 재고항목과 특정 프로젝트별로 생산·분리되는 재화나 용역의 원가를 개별법으로 정하게 한다(한국회계기준원, 2012, 문단 23). 개별법은 식별되는 항목마다 그 항목의 원가를 부여하는 방법이다. 서로 교환할 수 있는 대량의 재고에 이 방법을 쓰면 기말에 어떤 항목을 남길지 골라 손익을 임의로 조정할 여지가 생기므로, 기준서는 그런 재고에는 개별법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한국회계기준원, 2012, 문단 24).
개별법 대상이 아닌 재고의 단위원가는 선입선출법이나 가중평균법으로 정한다(한국회계기준원, 2012, 문단 25). 선입선출법은 먼저 매입하거나 생산한 재고가 먼저 팔린다고 보기 때문에 기말재고에는 가장 최근에 들어온 항목의 원가가 남는다. 가중평균법은 기초재고와 당기 매입·생산분의 원가를 가중평균하여 단위원가를 구하며, 평균은 일정 기간마다 계산할 수도 있고 매입할 때마다 새로 계산할 수도 있다(한국회계기준원, 2012, 문단 27). 기간 전체를 한꺼번에 평균하는 총평균법은 기말 실사로 매출원가를 구하는 실사법에서만, 매입 때마다 평균을 갱신하는 이동평균법은 입출고를 그때그때 기록하는 계속기록법에서만 적용할 수 있다(이기호, 황홍익, 2004, p. 99). 기준서는 성격과 용도가 비슷한 재고에는 같은 방법을 쓰게 하며, 보관 지역이나 과세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재고에 다른 방법을 쓰는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한국회계기준원, 2012, 문단 25-26). 실무에서는 여러 방법을 재고 유형별로 섞어 쓴다. 2016년 말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728개사 가운데 개별법과 총평균법을 함께 쓰는 회사가 161개(22.1%)로 가장 많았고, 개별법은 주로 미착품에 적용되었다(이병화 외, 2017, pp. 13-14).
4) 후입선출법과 K-IFRS의 불허
후입선출법은 가장 나중에 들여온 재고가 먼저 팔린다고 가정하므로 기말재고에는 오래전 원가가 남는다. 종전 기업회계기준은 이 방법을 쓸 수 있게 했지만 K-IFRS는 허용하지 않는다(이기형, 2011, p. 279). 기준서의 결론도출근거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다음 이유로 이 방법을 삭제하였다. 매출원가는 과거 가격으로, 매출은 현행 가격으로 재는 전통 모형의 결함을 비현실적인 원가흐름 가정으로 메우려 하다 보니, 재무상태표의 재고 금액이 최근 원가 수준과 거의 관계없는 값이 된다는 것이다(한국회계기준원, 2012, 문단 BC11, BC13). 석유·가스 산업에서는 적어도 90일 매출분에 이르는 안전재고가 장기성 자산에 가까워 후입선출법이 성과를 더 잘 보여 준다는 반론을 폈으나, IASB는 안전재고가 후입선출법 계산상의 역사적 원가층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한국회계기준원, 2012, 문단 BC15-BC16). 절세 효과 역시 열등한 회계처리를 허용할 개념적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보았고, 결국 이 방법이 재고의 흐름을 충실하게 표현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삭제를 결정하였다(한국회계기준원, 2012, 문단 BC19-BC20).
2. 물가 상승기의 방법별 매출원가와 이익 비교
방법 간 차이는 매입 단가가 움직일 때 드러난다. 기초재고 없이 1월에 개당 1,000원, 2월에 1,200원, 3월에 1,400원으로 100개씩 사들이고 3월 말에 200개를 개당 2,000원에 팔았다고 가정한다(필자가 구성한 예시). 매출액은 어느 방법이든 40만 원이다. 선입선출법에서는 1월과 2월 매입분이 팔린 것으로 보아 매출원가 22만 원, 기말재고 14만 원, 매출총이익 18만 원이 된다. 총평균법에서는 단위원가가 1,200원이므로 매출원가 24만 원, 기말재고 12만 원, 매출총이익 16만 원이다. 후입선출법을 적용하면 3월과 2월 매입분이 먼저 나간 것으로 보아 매출원가 26만 원, 기말재고 10만 원, 매출총이익 14만 원이 된다. 가격이 오르는 동안 선입선출법은 오래된 싼 원가를 비용으로 돌리고 최근의 비싼 원가를 재고에 남기므로 이익과 재고 금액이 가장 크다. 가격이 내릴 때는 이 순서가 뒤바뀌며, 평균법은 어느 방향이든 두 방법 사이에서 가격 변화를 완만하게 반영한다.
3. 국내 정유업계의 단가결정방법과 실적 사례
1) 정유사별 단가결정방법
국내 정유사는 산유국과의 거리와 운송·저장·정제 기간을 감안해 상당한 원유 재고를 보유한다(정탁윤, 2026).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대부분의 정유사는 객관적이고 실무 적용이 편하다는 이유로 총평균법을 쓰고, S-OIL만 선입선출법을 쓴다(“‘선입선출법’ 쓰는 에쓰오일,” 2019). S-OIL은 모회사 아람코가 선입선출법을 쓰기 때문에 그 연결재무제표와 형식을 맞춰야 하며, 재고 가치에 현재 유가를 반영하는 편이 투자자에게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선입선출법’ 쓰는 에쓰오일,” 2019).
2) 유가 변동기의 재고 관련 손익
유가가 내린 2025년 1분기에 S-OIL은 726억 원, SK이노베이션은 374억 원, HD현대오일뱅크는 206억 원의 재고 관련 손실을 반영했는데, 세 회사 모두 직전 분기에는 재고이익을 냈었다(이동혁, 2025). 2026년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유가가 급등했다(S-OIL, 2026a). S-OIL은 1분기 영업이익 1조 2,311억 원의 절반 이상을 재고 관련 효과로 설명했고(S-OIL, 2026a),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의 1분기 영업이익 1조 2,832억 원 가운데 약 7,800억 원이 재고 관련 이익이며 유가가 내리면 줄거나 사라질 수 있는 장부상 일시적 이익이라고 밝혔다(정탁윤, 2026). 6월 말 봉쇄가 일시적으로 풀리며 유가가 급락하자 S-OIL의 2분기 영업이익은 9,650억 원으로 줄었고, 회사는 1분기의 일회성 재고 관련 이익이 사라진 점을 감소 요인으로 들었다(S-OIL, 2026b).
4. 정유업계 사례에 대한 단가결정방법 적용 분석
1) 선입선출법과 평균법의 유가 반영 속도 차이
Ⅱ장의 예시대로라면 선입선출법을 쓰는 S-OIL은 유가 상승기에 싼 과거 원유를 원가로 돌려 이익이 커지고, 하락기에는 비싼 과거 원유가 원가로 넘어가 손실이 커진다. 2025년 1분기에 매출 규모가 더 큰 SK이노베이션보다 S-OIL의 재고 관련 손실이 두 배 가까이 컸던 것(이동혁, 2025)은 이 방향과 들어맞는다. 총평균법은 한 기간의 매입 원가를 평균하므로 같은 유가 변화가 매출원가와 기말재고에 나뉘어 반영된다. 그렇다고 평균법이 재고 관련 손익을 없애지는 못한다. SK에너지의 2026년 1분기 재고 관련 이익이 영업이익의 약 60%에 이르렀다는 사실(정탁윤, 2026)은 유가가 짧은 기간에 크게 오르면 평균 원가도 판매가격을 따라가지 못해 방법과 관계없이 차익이 생긴다는 점을 보여 준다. 다만 회사마다 재고 규모, 원유 도입 시기, 정기보수 일정이 달라 공개된 금액만으로 단가결정방법의 순효과를 떼어 내기는 어렵다.
2) 재고 관련 이익의 성격과 정보이용자의 해석
재고 관련 이익은 정제 활동의 성과라기보다 원가 배분 순서와 가격 변화가 겹쳐 생긴 금액이고, 정유사도 이를 일시적 이익으로 설명한다(정탁윤, 2026). 같은 업종 안에서 단가결정방법이 다르면 같은 유가 흐름에서도 분기 이익의 변동 폭이 달라지므로, 기업을 비교하려는 정보이용자는 먼저 주석에서 방법을 확인해야 한다. K-IFRS가 단위원가 결정방법을 포함한 재고자산 측정 회계정책을 공시하도록 요구하는 것도 이 비교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장치이다(한국회계기준원, 2012, 문단 36). 후입선출법이 허용되었다면 유가 상승기의 이익은 작게 보였겠지만 원유 재고는 오래된 원가층에 묶여 현재 가치와 멀어졌을 것이며, IASB가 석유 산업의 반론을 물리친 이유도 여기에 있다.
III. 결론
재고자산의 단가결정방법은 같은 매입과 판매를 두고도 원가를 매출원가와 기말재고에 나누는 방식을 바꾸며, 가격 변동이 클수록 그 차이가 이익으로 드러난다. K-IFRS는 교환할 수 없는 재고에는 개별법을, 나머지에는 선입선출법이나 가중평균법을 쓰게 하고, 후입선출법은 재고 흐름을 충실히 표현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배제한다. S-OIL과 다른 정유사의 실적은 유가 상승기의 이익과 하락기의 손실이 방법에 따라 다른 폭으로 나타나되, 급격한 유가 변동 앞에서는 어느 방법도 일시적 재고 관련 손익을 피하지 못함을 보여 준다. 정유사의 분기 실적을 평가할 때에는 영업이익 총액보다 재고 관련 손익을 제외한 정제 부문의 수익성과 각 회사의 단가결정방법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다만 이 글은 언론 보도와 회사 발표 수치에 기대었으므로 방법 차이의 순효과를 추정하지는 못하였다.
IV. 참고문헌
‘선입선출법’ 쓰는 에쓰오일…실적 더 좋게 나왔다 (2019년 4월 29일). 더벨. https://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1904290100053990003354
이기형 (2011). 상업정보계 고등학교 회계원리 교과서 상호 비교분석 연구: 2007년 개정 교육과정하의 회계원리 8종 검정 교과서를 중심으로. 상업경영연구, 25(2), 267-297.
이기호, 황홍익 (2004). 고등학교 회계원리 교과서의 시대적 적합성 제고 방안: 재고자산의 회계처리를 중심으로. 상업경영연구, 9, 89-104.
이동혁 (2025년 6월 21일). “정유 3사, 1Q 재고손실 1306억”…유가 5개월來 최고에 ‘실적 개선’ 기대. 파이낸셜뉴스. https://www.fnnews.com/news/202506191600256952
이병화, 윤우영, 정원일 (2017).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선택적 회계처리에 관한 실태 분석. 세무회계연구, (52), 1-19. https://doi.org/10.35349/tar.2017..52.001
정탁윤 (2026년 5월 13일). SK이노베이션, ‘재고 효과’에 1Q 영업익 2.1조…”유가 하락시 손실 전환”. 뉴스핌.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513001240
한국회계기준원 (2012). 기업회계기준서 제1002호 재고자산. 한국회계기준원 회계기준위원회.
S-OIL (2026a년 5월 11일). S-OIL, 2026년 1분기 실적 발표. 뉴스와이어. https://www.newswire.co.kr/newsRead.php?no=1034139
S-OIL (2026b년 8월 3일). 에쓰-오일,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뉴스와이어. https://www.newswire.co.kr/newsRead.php?no=1039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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